경찰, “B형 가능성을 높게 본 것 같긴 하다”
동일인 아닐 확률 ‘10의 23제곱 분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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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1980년대 이뤄진 화성 연쇄 살인사건 수사에서 용의자의 혈액형을 B형이라고 추정했지만 이는 부정확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DNA 대조를 통해 확인한 유력 용의자의 혈액형은 O형으로 알려지면서다.
경찰 관계자는 19일 “현재 확인 중인 사항”이라면서도 “예전 수사 당시에도 용의자의 혈액형을 B형이라고 확실하게 단정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건 현장에서 B형 유전자가 나오니까 혹시 범인 것 아니겠느냐 그렇게 생각하고 작은 단서라도 참고하려고 했던 것”이라며 “하지만 기록 상으로 보면 B형일 가능성을 높게 본 것 같기는 하다”고 말했다. 당시 사건 현장에서 B형 유전자를 발견해 용의자가 B형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지만 이는 추정에 불과했다는 설명이다.
당초 화성 연쇄 살인사건 용의자의 혈액형은 B형으로 추정됐었다. 그러나 이날 경찰이 당시 증거물에서 추출한 DNA와 일치한다고 지목한 유력 용의자 이모씨는 O형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는 1994년 청주에서 처제를 살해한 사건으로 수감 중인데, 이 사건 판결문에는 이씨가 O형인 것으로 나타나있다.
1980년대 수사 결과와 혈액형은 다르지만 경찰은 이씨를 유력 용의자로 보고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모두 합쳐 10건의 살인 사건 중 3건의 증거물에서 각각 확보한 DNA와 이씨의 DNA가 일단 동일하기 때문이다. 특히 검찰은 이날 DNA 대조 결과, 동일인이 아닐 확률이 ‘10의 23제곱 분의 1’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유력 용의자를 특정하는 과정에서 검·경의 협업이 있었던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은 2010년부터 ‘수형자 디엔에이(DNA) 데이터베이스(DB)’를 관리했는데 여기에 용의자 이씨의 DNA정보가 등록돼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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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과학수사부 산하 DNA화학분석과 관계자는 “경찰이 보관하고 있던 증거물에서 채취한 DNA를 대검이 관리하는 수형인 DNA DB에 저장된 신원확인 정보 등과 비교해 확인한 결과를 지난달 9일 경찰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대검이 확인한 DNA는 모두 합쳐 10차례의 연쇄살인사건 중 9번째 사건이다.
검찰은 2010년 시행된 DNA 신원확인 정보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살인과 성폭력 등 재범 위험성이 높은 11개 범죄군의 형 확정자 DNA를 채취해 DB에 등록해 관리하고 있었다. 다만 형 확정자가 사망할 경우 DNA 데이터베이스는 삭제된다고 한다.
화성 연쇄 살인사건 용의자로 알려진 이모씨의 DNA정보는 2011년 10월 채취됐다. 이듬해 1월 DB에 등록된 것으로 파악됐다. 대검 관계자는 “수형인 DNA DB에는 지난달 기준으로 총 16만9180명의 DNA 정보가 수록돼 있다”며 “2247건의 미제사건에 활용됐고 이렇게 확인된 경우 동일인이 아닐 확률은 ‘10의 23제곱 분의 1’”이라고 말했다.
문동성 조민아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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