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탈코르셋 대하는 뷰튜버 자세(영상)

입력:2018-06-07 16:48
수정:2018-06-0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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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사회는 여성들에게 ‘예쁜 모습’을 원했다. ‘관행’이라는 이유로 ‘예쁜 모습의 여성상’을 빚어놨다. 이런 현상은 꽤 오랜 역사를 가졌다. 중세시대 여성들은 코르셋을 찼었다. 잘록한 허리라인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지금, 여성들은 화장을 지우고 안경을 끼기 시작했다. 이들은 유독 여성에게만 가해지는 사회적 억압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했다. ‘탈(脫) 코르셋 운동’은 그렇게 시작됐다.

게티이미지뱅크

“남의 시선이 아닌 그저 자신을 사랑하세요”


놀라운 것은 ‘뷰티 유튜버’ 사이에서도 탈코르셋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그동안 ‘여성스러움’에 일조하는 영상을 만들어왔다. 어떻게 하면 예쁜 모습을 보일 수 있는지 연구했고 전파해온 대표적인 여성들이었다. 이런 점에서 ‘여성스럽게’ 외모를 치장하도록 돕던 이들이 “나는 예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대단히 큰 의미를 지닌다.

뷰티 유튜버 배리나는 ‘저는 예쁘지 않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 게시했다. 배리나는 안경을 쓰고 등장했다. 이후 안경을 벗고 렌즈를 낀 뒤 화장을 시작했다.


아이라인은 짙게, 입술은 빨갛게 칠했다. 눈에는 브라운 계열 펄이 들어간 쉐도우를 발랐다. 피부 곳곳 검붉은 부분은 곧 파운데이션으로 가려졌다. 속눈썹은 배리나의 눈을 1.5배쯤은 커보이게 만들었다. 대신 쉐딩을 해 얼굴을 작아보이게 했다.

배리나가 화장하는 중간 화면에는 ‘요즘은 화장하는 게 예의야’ ‘여자 피부가 그게 뭐야’ 같은 자막들이 등장했다.


이후 배리나는 성의껏 화장을 마무리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표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화면에는 ‘남자들은 그런 화장 안 좋아해’ ‘화장이 너무 진한 듯’ 같은 자막들이 흘러나왔다.


곧 배리나는 화장을 지우기 시작했다. 눈은 다시 작아졌고, 피부는 이전처럼 울긋불긋해졌다. 안경도 다시 꼈다.

이후 배리나는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을 적었다.

저는 예쁘지 않습니다. 그러나 예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남의 시선 때문에 자신을 혹사하지 마세요. 미디어 속의 이미지와 나를 비교하지 마세요. 당신은 그 존재가 특별합니다. 그 아무도 당신을 해쳐서는 안 됩니다. 온전한 나 자신을 찾으세요.”



배리나는 “이 영상을 찍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으나 작은 목소리라도 도움과 힘을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 “탈코르셋을 영원히 하지 못할 것 같다. 화장은 남들이 아닌 나를 위해 가꾸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탈코르셋 운동을 하는 모든 사람을 응원한다. 이 영상이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내 삶에 여태껏 여자라는 이유로 불편하게 해왔던 모든 것을 안 해도 된다. 그게 탈코르셋 운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젠가는 꾸밈이 의무가 아닌 선택이 되는 날이 왔으면 한다”고 응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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