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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 조직인 ‘국제사회 원로들의 모임’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북핵 해결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지지하는 편지를 보냈다. ‘엘더스(The Elders)’란 명칭의 이 단체는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표를 맡고 있으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속해 있다. 2007년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주도해 창립됐다.
청와대는 4일 “문재인 대통령이 엘더스로부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지지하는 서한을 받았다”고 밝혔다. 엘더스는 서한에서 “문 대통령께서 설정하신 방향에 확고한 지지를 표명하고자 한다”며 “외교를 통해 한반도를 안전하게 만들고 궁극적으로 완전한 비핵화를 이룰 수 있는 다시 없는 귀중한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엘더스는 평화를 추구하는 대통령님의 시도에 공적 차원이든 사적 차원이든 도와드릴 준비가 돼 있으며 조만간 직접 만나뵐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적었다. 엘더스는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2007년 7월 18일 89회 생일을 맞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창립한 단체로 ‘1000년치의 집단 지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활동하고 있다.
평화·정의·인권을 위해 활동하는 독립적 세계 유명 인사 조직이며 기후변화·에이즈·가난 등의 범세계적 문제 해결에도 관심을 보여 왔다. 2011년 4월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이끄는 엘더스 사절단이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다.
엘더스의 주요 회원은 국제적 신망과 성실성을 인정받고 포괄적이고 진보적인 리더십을 갖춘 전직 국가수반, 국제기구 수장, 평화·인권 운동가들이다. 회장은 코피 아난, 부회장은 그로 할렘 브룬틀란 전 WHO 사무총장이다.
마르티 아티사리 전 핀란드 대통령(노벨평화상 수상),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노벨평화상 수상), 페르난두 엔히키 카르도주 전 브라질 대통령, 리카르도 라고스 전 칠레 대통령, 마리 로빈슨 전 아일랜드 대통령, 에르네스토 세디요 전 멕시코 대통령, 데스몬드 투투 남아공 주교(노벨평화상 수상) 등 14명으로 구성돼 있다.
◆ 엘더스 서신 전문
문재인 대통령님
넬슨 만델라 남아프리카공화국 전 대통령에 의해 설립되어 전 세계의 평화, 정의, 인권을 위해 활동하는 독립적 세계유명인사 조직인 엘더스(The Elders)를 대신하여 인사드립니다. 대부분의 엘더스 회원들은 과거에 고위공직을 역임했지만, 현재는 아무런 정치적 지위도 맡지 않고 있습니다.
엘더스는 수년 동안 한반도의 상황에 면밀한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과거 긴장의 시기였던 2011년 4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이끄는 엘더스 사절단이 남북한 사이의 고위급 대화를 촉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베이징과 평양과 서울을 방문한 바 있습니다.
대통령님께서 북한지도자의 제안에 긍정적으로 화답하면서 보여주신 용기에 대해 엘더스 회원들을 대표하여 칭송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은 것은, 이러한 배경에 기댄 것 입니다.
대통령님께서는 외교라는 대의명분을 발전시키기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제시한 기회를 포착하고 2018년 동계올림픽을 활용하여 위기에 대한 해결 실마리를 찾는 중대한 걸음을 내디디셨습니다. 엘더스 입장에서 볼 때, 대통령님께서는 접근방향을 변경하려는 국내외 압력에도 불구하고 올바른 방향의 조치를 취하고 북한의 의도를 시험하셨습니다.
다음 달 말로 예정된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엘더스는 대통령님께서 설정하신 방향에 대해 확고한 지지를 표명하고자 합니다. 외교를 통해 한반도를 안전하게 만들고 궁극적으로 완전한 비핵화를 이룰 수 있는 다시없는 귀중한 기회이기 때문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분들의 모든 도움을 총동원해서라도 반드시 성사시켜야 합니다. 저희는 앞에 놓여있는 많은 장애물에 대해서 잘 알고 있지만, 위험한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프로그램에 대해 북한과 협상하는 것 외에는 중대한 대안이 없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엘더스는 평화를 추구하는 대통령님의 시도에 공적차원이든 사적차원이든 도와드릴 준비가 되어 있으며, 조만간 직접 만나 뵐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
저의 최고의 존중과, 존경의 마음을 받아 주십시오
코피 아난 회장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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